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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Life

한산-용의출현

이나기꺼 2022. 8. 7. 14:48

아내는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일을 합니다.
여름 캠프를 계획하며 숙박장소, 음식점, 이동방법 등, 행사에 대한 모든 것들을 관리합니다.
2022년 여름 캠프 장소는 대부도로 정해졌고 음식점 등 다른 부분에 대한 점검을 해야합니다.
보통 웹에서 보고 결정하면 되지만 꼭 답사를 가서 일일이 확인을 합니다.
답사를 갈 때 보통 제가 동행을 합니다.
"그냥 홈페이지와 다녀온 사람의 블로그를 참조하면 안 되나요?"하고 물으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장애인들의 동선이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할 수 있어요."라 합니다.

8월 6일 토요일에 대부도로 향하며 시흥시에 있는 영화관에 들러 오랜만에 같이 영화를 보고 대부도 답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영화는 "한산-용의출현"을 보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에 같이 보는 영화라 즐겁게 영화를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견내량에 정박한 왜선을 유인하기 위한 작전이 전개되고 이후에 학익진으로 유명한 해상 전투가 전개될 것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 한산대첩에 대한 역사 동영상을 여러번 봤기에 어떻게 전개될지 바짝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화재경보기가 울립니다. 
뒷 부분에 앉아있어서 경보기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습니다. 
무슨 일이지? 하며 얼른 뒷문으로 나가 봅니다. 아무 일이 없습니다.
직원들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조금 있으니 다른 상영관에서도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며 모두 걱정스런 표정들입니다.
잠시 들어가 아내에게 직원들이 안 보이고, 위급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계속 밖으로 들락거리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직원들이 보이고 지금 알아보는 중이라고 하며 영화에 대해 환불을 해 주겠다고 합니다.
결국 환불을 받았고, 영화관에서는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은 것 같아 뒷자리에 서서 마지막 5분 정도 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나섭니다.
이때까지 경보기는 계속 울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산을 상영한 곳에는 저희를 포함해 10명 정도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상황을 살피며 들락거렸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영화를 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곳은 단원구와 인접한 곳인데...
벌써 세월호에서 발생했던 그 처참한 과거를 잊은 것인지..
최소한 무리 중에 한 명씩은 상황을 확인해야 하지 않았는지...
이런 걱정이 되면서 아내에게 "저 사람들은 작은 흔들림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대범한 이들 같아..." 하며 농담을 합니다.

모처럼 같이 본 영화가 이렇게 허무하게 마무리되고 평소에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즐겼습니다.

대부도에서 후보에 오른 음식점들을 살펴봅니다.
첫 번째로 짚어보는 것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출입할 수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두 번째로 장애인들이 화장실을 이용하기 편리한가도 살펴봅니다.
세 번째로 주차장을 살펴보며 장애인들이 차에 오르고 내리는 것에 지장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아내는 움직일 때 동선을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 같습니다.
음식점 안내 사이트나 블로그에서 보는 내용과 실제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다음주에 한번 더 대부도를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관에서 화재경보기가 울린 사건으로 새로운 경험을 한 흥겨운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경보기가 울리면 모두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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