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받은 카톡
2009년 수학 학원을 운영할 때였습니다.
학원은 저 혼자 운영을 하고 수업도 제가 모두 진행했습니다.
2월 쯤 상담을 온 친구(이름 끝자가 '빈')가 있었습니다.
보통 상담은 부모님과 같이 오지만 학생 혼자 왔습니다.
3학년에 올라가게 되어 제게 배우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테스트를 진행하고 상담을 해 보니, 혼자서 공부한 것 치고는 기초도 잘 다져져 있고 무엇보다 스스로 문제해결을 하는 습관이 잘 잡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너 같은 경우는 굳이 내게 배울 필요가 없는 듯 해. 기본 이론이 제대로 학습되어 있으니 지금처럼 죽 공부하면 될 것 같고, 혹시 필요하면 수능 형태의 문제에 대한 적응력만 기르면 될 것 같아.
지금 고3 반이 있는데, 이 반에서 수능형 문제 풀이를 할 테니 그때 오겠니?"
했더니 그러겠다고 대답했습니다.
9월에 고3 반에서 수능형 문제 풀이를 하게 되어 그 전에 연락했습니다.
"9월에 수능형 문제 풀이를 하게되는 반에 합류할 거니?"
하였고, 이 친구는 9월부터 합류해서 2개월 정도 수업을 들었습니다.
2010년 여름 쯤 밤 10시 수업을 모두 끝내고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처음보는 분이 학원을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오셨냐고 물어보니
"빈이 아버지인데, 선생님께 감사인사 드리러 왔어요. 우리 '빈'이가 선생님 도움으로 서울대에 합격했어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참 흐뭇합니다.기분이 좋아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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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예 입니다.
중학 3학년 겨울방학이면 학부모 상담이 많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묻고 학원을 선택하기 위함입니다.
학생(이름 끝자가 '석')과 학부모가 함께 와서 상담했습니다.
학생 어머니와 상담하는 동안 학생은 테스트 문제를 풀었습니다.
테스트 결과를 보면서 학생에게 지금까지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학생 어머니에게,
"어머니. 석이는 수학 실력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혼자 공부하여 이 정도 실력을 갖고 있는 것이 참 좋습니다.
지금까지 학습했던 방법대로 꾸준히 진행하면 사교육을 받지 않고 스스로 실력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혼자 공부하다가 어려운 경우가 생기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때 학원에서 수업을 들어도 될 것 같습니다."
학생도 혼자 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고, 힘들면 꼭 말하고 수업을 하자고 약속했습니다.
10개월 정도 시간이 지나고 학생과 어머니께서 다시 학원에 찾아왔습니다.
기존 반에 합류하고자 하여 테스트를 했습니다.
문제 풀이가 창의성이 없고 실력이 지난 번 상담 때보다 떨어졌습니다.
(여기서 실력이라는 것은 문제 풀이 능력을 말합니다.)
학생 어머니께서
"선생님, 죄송해요. 선생님 말씀을 듣고도 불안해서 다른 학원을 다녔는데..."
이 학생이 저와 같이 공부를 하여 예전 실력을 쌓을 때까지 반년 이상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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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아침에 빈 아버지의 카톡 문자를 받고 학원하며 경험했던 두 사례가 생각나서 글을 적었습니다.